인사평가
누가 누군가를 평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아니 어쩌면 평가 자체는 어렵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냥 기분이 썩 유쾌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평가를 하는 사람도, 평가를 받는 사람도 평가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는데 그런 일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평가가 바로 기업에서 하는 인사평가이다.
기업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년에 두 차례 정도 인사평가가 이루어진다.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져 평가가 이루어진다고 보면 된다. 일부 기업은 1년에 한 번만 평가를 하기도 하고 2번 이상으로 진행하는 곳도 있으며 상하반기 평가를 합산하여 다시 연간 평가를 하기도 한다.
인사평가가 어렵거나 유쾌하지 않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업무에 따라 당사자의 성과를 정량적으로 환산하기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그럴 때 대신하는 정성적 평가는 주관적 의견 개입 가능성이 너무 높은 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 아니면 기업 전체나 부서의 성과에 따라 개별 인력들의 평가 점수도 상향 평준화되거나 반대로 하향 평준화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다 떠나서 인사평가 중요하지 않다면 이런 문제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사평가는 중요하다. 중요한 이유는 직장인들에게 가장 민감한 연봉 협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 바로 돈 문제이다.
인사평가의 결과에 따라 한 사람의 연봉이 인상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인상되는 쪽이라 해도 다 똑같은 것이 아니라 얼마나 인상되느냐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상이 아닌 경우에는 전년도 대비 동결일 수도 있고 심지어 삭감되는 경우도 아주 없을 수는 없다.
결국 인사평가를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다음 년도에 받을 연봉이 결정되기 때문에 평가하는 사람도 어렵고 평가받는 사람도 어려운 일이다. 결국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유쾌한 사람은 얼마 안 될 것이기에 대부분 이 인사평가란 것은 유쾌하지 않은 일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인사평가가 나쁘더라도 연봉 협상이 만족스럽게 진행되는 케이스도 있긴 하다. 바로 기업 전체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좋아서 전체적으로 연봉 인상률이 높게 책정되는 상황이다. 이럴 때는 괜히 걱정했나 하는 마음으로 좋지 않았던 인사평가 자체를 기억에서 지워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마냥 지워버릴 수는 없는 게 최근에는 인사평가에 불만을 갖고 퇴사와 이직을 결정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인사평가를 나쁘게 받으면 결국 자신의 몸값을 많이 올리지 못한 것이라는 걸 알고 연봉 협상이 채 이루어지기도 전에 회사를 떠날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다.
연봉 협상에서 연봉을 많이 못 올릴 바에야 이직을 함으로서 연봉 인상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자신의 실제 성과와 비교했을 때 인사평가를 제대로 못 받았다면 제 3자의 눈으로 재평가를 받는 것이다. 다만 이직 시장에서도 원하는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보장은 없다는 점은 사전에 인지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P.S. 이 글은 2022년 5월에 '오늘도 출근중'에 게재했던 원문입니다.